사회부에서 정치부로 넘어온 지 만3개월을 채워간다. 몸은 여전히 무겁고 정신은 아직도 몽롱하다. 옳고그름의 이분법적 세계에서 복마전이 판치는 다양성의 세계로 건너왔다. A와 B를 취재해 C를 쓴다.
한국 정치의 심장부인 국회의사당과 그 주변은 하나의 작은 사회다. 따듯한 봄날의 햇살이 비추던 날 점심을 먹고 돌아오던 직장인들은 분수대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 뒤 멀리 본관 계단에서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영업제한을 당한 자영업자들이 손실을 보상해달라며 피켓을 들고 소리쳤다. 꽃가루 흩날리는 거리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꾼들이 나팔을 불며 행진했다. 봄의 생동감이 그들에게도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젊은 연인들은 마스크를 쓴 채 서로를 쓰다듬었다. 기쁨과 좌절, 분노와 실망이 모두 이 작은 세상속에 산재돼 있다. 그것을 제때 포착해 세련되게 쓰지 못하는 나는 무력하다.
몸과 마음에 여유가 없다. 정치의 정자도 모르던 내가 이 작은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몸부딪혀 깨지며 새로 배운다. 그러기엔 지쳤고 노쇠했다. 이전에 배웠던 논리적추론과 증명이 들어맞지 않을 때마다 나는 무너졌다.
잘하려는 욕심과 잘해야한다는 책임감이 그렇지 못한 현실과 부딪힐 때마다 괴롭다. 어쩔수 없는 필연적인 시간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 작은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그것부터 찾아 헤매여야겠다. 권력다툼, 패권싸움 그 너머에 있는 현상까지 도달하고 싶다. 내 시선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한다. 절망은 존재의 끝이 아니라 그 진정한 출발이다. 아, 젊은 날의 초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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